[풍수로 보는 재테크] 부동산 개발과 풍수 마케팅

입력 2015-05-04 07:01  

세종의 치국은 한마디로 ‘의국(醫局)’이다. 나라의 병통을 바로 잡는 것이다. 곪으면 짜고 도려내어 후환을 만들지 않겠다는 적극적 정치 개입이다. 세종 21년 10월. 전라도 옥과현의 호장 조두언(趙豆彦)은 목숨을 끊고, 무진군 사람 손민(孫敏)은 목을 맸다. 온 몸을 던져 격렬히 저항하는 백성들의 아우성에 국가 최고 병원장 세종은 흔들렸다.

사람 치료가 아닌 영토 치료를 위한 경상, 전라, 충청도 백성 1만2000가구, 총 12만명을 함경도와 평안도로 강제 이주시키는 ‘사민(徙民)정책’ 때문이다. 당연히 정책적 당근도 따랐다. 지원자 중 양민은 지방 행정직인 토관에 임명했다. 천민은 양민으로 신분을 올려주고 향리나 역리는 직역을 면제해 주는 소비자 마케팅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정착민의 10%는 도주하고 강도와 죄수들이 그 자리를 메웠고 자살은 연좌제를 불렀다.

당시 북녘땅 택지 조성에 오늘날 마케팅 전략을 사용했다면 어떠했을까. 먼저 10만 인구의 한양에 홍보관을 설치한다. 각 도 관찰사를 초청해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먹거리, 놀거리, 일거리를 만들어 보부상 입소문격인 바이럴(입소문) 마케팅을 추진한다.

결과가 달라졌을까. 단기적으로 세종의 정부는 성공의 폭죽을 터뜨리고, 4군6진에 대한 고민을 털어버렸을 수도 있다. 하나 백성이 해를 피해 가는 것은 마치 불이 습기를 피하는 것과 같다. 근본적 욕구인 니즈(needs)와 구체적 욕구인 원트(want)가 채워지지 않는 북방의 풍토는 장기적 실패를 가져왔을 확률이 높다. 이것이 입지다.

5년 전 부동산 디벨로퍼 A씨는 경기도 모처에 민간 택지 시행 부지를 구입했다. 전문가의 직관으로 연접한 땅도 구입하려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낮은 동산이 올망졸망한 게 모양(해복형)은 두 집게발이 먹이를 가져가는 자리다. 게가 뿜어내는 거품이 풍부해 수원(水源)이 끊이지 않고, 먹이로 인해 재물이 들어온다고 알려져 있다. 한데, A씨가 구입한 부지는 입과 오른쪽 집게발이 빠진 게 등 부분으로 안타까운 모양새를 갖췄다.

문제는 부지에 지어진 건물이 과연 해복형의 명당에 자리 잡았느냐는 점이다. 물론 아니다. 따라서 마케팅 믹스 전략에 있어 풍수 마케팅 포지셔닝 전략에 첨부할 수 없다. 속칭 가짜 꽃(허화)이기 때문이다. 풍수 마케팅이 SWOT(스왓) 분석 첫 단계부터 들어가 부지에 대한 전략적 계획을 세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종의 백두산을 경계한 영토의 확장은 성공했으나 안민(安民)을 위한 주거는 실패했다. 입지에 관한 모든 계획과 마케팅은 유형적 가격과 무형적 가치에 대한 인식에서 시작된다. 그 무형적 가치의 최전선에 동양 입지론인 풍수학이 놓여 있다.

강해연 < KNL디자인그룹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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